
Cover photo by yayoi shobu
※ cizucu 인증 작가 masa의 기고 매거진입니다.
카메라를 사용하기 시작하고 어느 정도 촬영 기술이 발전하면, 촬영 시 다양한 설정을 직접 조작하는 즐거움을 깨닫게 됩니다.
조리개, ISO 감도, 셔터 속도를 직접 조정하여 노출과 이미지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표현할 수 있게 되면 카메라의 매력이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수동 조작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하기 위해 촬영 설정을 배우다 보면, 각종 이론에 얽매여 자신만의 촬영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러한 이론을 무시하고 촬영하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처음 단초점 렌즈를 사용했을 때처럼
풍경을 촬영할 때 F8 이상으로 조리개를 조이거나, 구면 수차를 줄이기 위해 한 단계 조리개를 조이는 등 촬영 이론을 배우면 배울수록 조리개를 개방해 촬영하는 기회는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이론을 한 번 잊고, F값이 낮은 단초점 렌즈를 장착해 무엇이든 개방 상태로 촬영해 보면, 그 흐릿한 묘사에 숨이 멎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Photo by masa
렌즈 교환식 카메라 특유의 보케에 매료되어 처음 사용한 단초점 렌즈처럼, 개방 상태로 촬영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이라이트 클리핑으로 만드는 여백
개방 F값으로 촬영하고자 할 때, 카메라와 날씨에 따라 적정 노출로 촬영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른바 하이라이트 클리핑입니다.

Photo by RYUURI
하이라이트 클리핑은 기본적으로 NG라는 생각도 있지만, 일부러 하이라이트 클리핑을 만들어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세계를 담아낼 수도 있습니다.
이미지 정보가 없는 하이라이트 클리핑 부분에는 여백이 생깁니다. 이는 사진에 담긴 대상을 돋보이게 하는 여백이자, 사진을 보는 사람이 그 뒤에 있는 현실을 상상할 수 있는 여백이기도 합니다.
마음대로 잘라내기
사진 촬영에는 정리된 느낌을 주는 몇 가지 대표적인 구도가 있습니다. 중앙 구도나 삼분할 구도와 같은 대표적인 구도를 의식해 촬영하면 정돈된 인상의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라면 촬영 화면에 그리드 선을 추가해 이러한 대표적인 구도를 더 쉽게 촬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론에 몰두하다 보면 사진 촬영이 그리드 선 위에 피사체를 배치하는 행위로만 끝날 위험도 있습니다.

Photo by masa
가끔은 구도를 생각하지 않고, 노파인더로 즉흥적으로 촬영하는 여유를 가져도 좋을 것입니다. 그럴 때 구도는 엉망일지라도, 소중한 순간이 담겨 있을지도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