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았지만, 몰랐던 것들 내가 살아온 33년의 시간 동안, 매년 봄을 맞이해왔지만 올해의 봄은 마치 처음 겪는 계절처럼 생경하게 다가왔다. 나는 봄을 좋아한다고 생각해왔는데, 막상 왜 봄을 좋아했는지 되묻게 될 만큼 올해의 봄은 유난히 따뜻하고 다정하게 내게 와닿았다. 어쩌면 봄이 달라진 것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한동안 내 마음이 바깥의 계절을 알아차릴 만큼 고요하지 못했을 뿐인지도 모르겠다. 집 앞에서 커피 한 잔을 들고 천천히 산책하던 중, 별다를 것 없는 길가에 피어 있던 흰 꽃을 보았다. 언제부터 거기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그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췄다. 그 꽃은 내게 봄이 무엇인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알려주는 것만 같았다. 봄은 단지 계절의 변화가 아니라, 익숙해서 지나치던 것들이 어느 날 문득 새롭게 보이는 순간인지도 모르겠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던 것들. 이제야 꽃이 보이나 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