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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bi
자신만의 시선으로 사진을 탐구하는 이들과 만나 창작의 출발점과 생각, 작업 과정을 들어봅니다. 세계 각지의 사진가와 사진 미디어에 새로운 관점과 영감을 전하는 인터뷰입니다.
말레이시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진가이자 영상 제작자 Tobi는 열일곱 살 무렵, 형의 영향을 받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영상 편집과 행사 촬영을 병행하며 말레이시아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전통적인 직업과 산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의 사진은 『TIGA Magazine』에 소개됐습니다. 프로젝트 〈BE HEARD AGAIN 再被听见〉에서는 지역에 뿌리내린 손기술과 사람들의 기억을 사진과 영상으로 전합니다.
Tobi의 카메라는 평범한 일상에 묻혀 지나치기 쉬운 사람과 풍경을 향합니다. 그는 사진을 통해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지닌 사람들과 만나 왔습니다. 이번 ‘10가지 질문’에서는 사진이 사람들 사이에 대화를 만들고, 분명히 존재했던 시간을 미래에 남길 수 있는 가능성에 관해 물었습니다.

©︎ Tobi
Tobi
말레이시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진가이자 프리랜서 영상 편집자. 사람들의 일상과 문화, 쉽게 주목받지 못하는 이야기에 관심을 두고 다큐멘터리 사진을 중심으로 작업합니다. 사진은 『TIGA Magazine』에 소개됐으며, 현재 말레이시아의 전통적인 직업과 산업을 기록하는 프로젝트 〈BE HEARD AGAIN 再被听见〉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Instagram:tobilaww
프로젝트:BE HEARD AGAIN 再被听见
사진을 시작한 건 열일곱 살 때였어요. 마침 형이 사진을 시작한 때라 저도 영향을 받아 스마트폰으로 찍게 됐죠.
처음에는 그저 재미있어서 찍었어요. 돌이켜 보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던 것 같아요. 주변에 카메라를 향하다 보니 사람과 사물을 전보다 유심히 살피게 됐습니다. 당연하게 여기던 일상에도 아름다움이 있다는 걸 깨닫고 하나씩 사진으로 남기기 시작했고요.
사진을 찍은 지도 이제 곧 10년이 됩니다. 현재는 프리랜서 영상 편집자로 일하며 행사 촬영도 하고 있어요. 틈틈이 말레이시아의 전통적인 직업과 산업을 기록하는 개인 프로젝트도 이어 가고 있습니다.

©︎ Tobi
처음에는 주로 거리 사진이나 아름다운 풍경을 찍었어요. 사진을 더 깊이 알아 갈수록 다큐멘터리 사진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그 뒤로는 사람들의 삶과 그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에 카메라를 향하게 됐어요. 평소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게 사진은 사람과 장소, 그 뒤에 놓인 이야기를 깊이 이해하는 방법이에요. 사진이 있기에 잠시 멈춰 관찰하고, 평소라면 알아채지 못했을 것들까지 살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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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사진은 사람과 장소, 이야기를 더 깊이 이해하는 방법입니다. 잠시 멈춰 바라보고, 그냥 지나쳤다면 알지 못했을 것들을 발견할 이유를 만들어 주죠.
사진 덕분에 서로 다른 문화를 지닌 사람들과 만난 적이 많아요. 말레이시아는 여러 민족과 문화가 함께 살아가는 나라입니다. 몇 년 전에는 각기 다른 민족 공동체가 사는 마을들을 찾아가 사진을 찍고 주민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촬영한 사진을 인화해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여행하거나 거리를 걷다가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을 만날 때도 있어요. 서로 카메라를 들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말문이 트이죠. 사진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가벼운 일상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합니다. 사진이 없었다면 생기지 않았을 만남이에요.
사진에는 사진만의 언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용하는 말과 문화, 종교가 달라도 한 장의 사진을 보며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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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거나 산책하다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을 만나기도 했어요. 둘 다 카메라를 들고 있으면 사진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하는 계기가 됩니다. 사진에 관한 생각을 주고받기도 하고 아주 평범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죠. 사진이 없었다면 시작되지 않았을 대화일지도 모릅니다.
사진에는 그 자체의 언어가 있다고 생각해요. 사용하는 말과 문화, 종교가 달라도 한 장의 사진에서 비슷한 감정을 느낄 때가 있으니까요.
요즘은 일과 병행하다 보니 촬영에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요. 그래도 시간이 나면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갑니다. 제게 사진은 세상을 바라보고 제 자신과 마주하는 일이에요. 눈앞의 대상을 어떻게 보았는지, 무슨 생각을 했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모두 사진에 남기고 싶습니다. 그 마음이 제가 계속 찍는 이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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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2023년 7월, 고향 이포의 오래된 카메라 수리점 〈Kong Ngai Photo Service〉에서 촬영한 ‘Timeless Echoes’ 연작 중 한 장입니다. 사진 속 Master Chee Kin Cheong은 스무 살에 싱가포르로 건너가 기술을 배운 뒤 60년 넘게 카메라를 수리해 왔어요. 저는 고향에 갈 때마다 가게에 들러 Master Chee와 꾸준히 교류했습니다.
이 사진을 고른 이유는 사진이 무엇을 남길 수 있는지, 또 사진으로 누군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처음으로 실감하게 해 준 한 장이기 때문입니다.
‘Timeless Echoes’ 촬영을 마친 뒤 Master Chee가 갑자기 부탁 하나를 했어요. 언젠가 자신의 영정사진으로 쓸 수 있도록 그날 찍은 사진 가운데 한 장을 골라 달라는 말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우리는 둘 다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요. 그의 눈에 눈물이 맺힌 게 보였습니다. 아마 그도 제 눈물을 보았을 거예요.
그때 한 장의 사진이 단순한 이미지를 넘어설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누군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그 사람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계속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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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발전하면서 현실과 구별하기 어려울 만큼 사실적인 이미지와 영상을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누구나 AI로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시대인 만큼, 현실 자체의 가치는 오히려 더 커질 거라고 생각해요.
제게 사진은 단순히 이미지를 만드는 일이 아닙니다. 실제로 존재했던 사람과 장소, 그 순간을 기록하는 일이죠. AI는 겉모습을 재현할 수 있어도 그 자리에 서서 그 순간을 직접 목격한 경험까지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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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말레이시아에는 기록해야 할 이야기가 아주 많습니다. 서로 다른 문화와 종교, 전통을 지닌 민족 공동체가 함께 살아가는 나라예요. 하지만 오랫동안 이어져 온 직업과 생활 방식은 조금씩 변하며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 대대로 이어 온 전통을 앞으로도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요. 말레이시아의 사진가들과도 교류하며 생각을 나누고 서로 배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Tobi
제게 영향을 준 사진가 중 한 명은 Stephen Shore입니다. 특히 『Uncommon Places』에 끌려요.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평범한 장소와 일상의 풍경을 담아내는 방식을 좋아합니다.
그의 사진은 차분하고 단순하지만, 잠시 멈춰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게 만들어요. 색과 구도를 활용하는 방식도 인상적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별것 아닌 순간과 장소도 시간이 흐르면서 의미를 얻게 된다는 사실이에요. 지금은 중요해 보이지 않는 거리나 건물, 일상의 작은 흔적도 몇 년 뒤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장소와 시간을 전하는 기록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질문을 들으니 몇 년 전 친구들과 꿈과 목표에 관해 이야기했던 때가 떠오르네요. 친구들은 일과 수입, 가족의 미래에 관한 구체적인 목표를 들려줬어요. 모두 훌륭한 목표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차례가 왔을 때는 이렇게 답했어요.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면서 삶에 대한 열정과 희망을 잃지 않고 싶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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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답은 달라지지 않았어요. 큰돈을 벌거나 유명해지는 일을 간절히 바라는 건 아닙니다.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고 자유롭게 사는 것, 그리고 삶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는 것. 평생 소중히 지키고 싶은 건 바로 그것입니다.
전 세계의 크리에이터들이 계속 자신을 믿었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결과물이 어떤 평가를 받더라도 스스로를 믿는 마음이 있어야 자신다운 창작을 이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막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잘할 필요는 없어요. 우선 한 걸음을 내딛고 첫 사진을 찍어 보세요. 첫 소절을 부르고 첫 문장을 써 보세요. 실력은 시작한 뒤에 키워도 됩니다.
부디 삶에 대한 열정을 잃지 마세요.
우리 모두에게 행운이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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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지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사진 표현을 추구하는 포토그래퍼와 사진 미디어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인터뷰 프로젝트입니다. ‘10가지 질문’을 통해 사진과의 첫 만남, 창작의 원점, 작품에 담긴 생각과 이야기를 깊이 들여다보며, 전 세계 크리에이터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