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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inTaiXing
고유한 관점으로 사진을 탐구하는 사람과 매체를 만나 창작의 출발점과 생각, 제작 과정을 깊이 들여다보고 전 세계 사진가와 사진 매체에 새로운 영감을 전합니다.
대만 타이난에 자리한 사진 서점 新泰興被服廠(XinTaiXing). 1950년 기성복 공장으로 문을 연 이곳은 시대의 변화를 거쳐 2024년, 대만 사진 출판물을 중심으로 다루는 사진 서점으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이번에는 XinTaiXing에 ‘10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사진책을 통해 대만의 역사와 문화, 지역의 기억을 어떻게 전하고 있는지, 그 활동과 생각을 들어봅니다.
新泰興被服廠(XinTaiXing)
新泰興被服廠(XinTaiXing)는 2024년 타이난에서 문을 연 대만의 사진 서점이다. 절판된 대만 사진책과 새로운 세대의 독립 출판물, 한국 사진 출판물 등을 다루며 독서 모임과 도서 전시도 연다.
인스타그램: @xintaixing_1950
新泰興被服廠(XinTaiXing)는 원래 1950년 타이난 중시구의 번화가인 사카리바에서 문을 연 기성복 공장이었습니다. 1980년대 시장 화재와 도시 개발로 인한 변화를 겪은 뒤 1988년에 영업을 마쳤습니다.
그러다 2024년 크리스마스에 이 공간의 문을 다시 열었습니다. 예전처럼 기성복을 만드는 공장이 아니라 대만 사진 출판물을 다루는 사진 서점으로 새롭게 출발했습니다.
©︎ XinTaiXing
그 바탕에는 사진책을 통해 ‘대만 사진이란 무엇인가’를 함께 생각하고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대만에서는 많은 사진책이 독립적으로 출간돼 왔지만 대부분 온라인으로 판매돼, 독자가 직접 책을 집어 들고 페이지를 넘겨 볼 기회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대만 사진 출판을 중심으로 한 서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에게 사진은 언어를 넘어 문화를 전하는 매체입니다. 사진책이 전하는 것은 이미지 자체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 안에는 문화와 역사, 민족, 사회 등 여러 층위가 겹쳐 있습니다.
사진은 언어의 장벽을 넘어 각 나라와 지역의 이야기를 직관적으로 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만 사진 출판물이 대만 사람에게도, 해외 사람에게도 대만을 알아 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 XinTaiXing
서로 다른 시대에 찍힌 사진은 이 땅이 지나온 시간을 보여 줍니다. 대만의 역사와 이야기를 사진책에 담아 다음 독자에게 건네고 싶습니다.
사진 서점으로서 저희의 중요한 역할은 ‘한 권의 사진책을 어떻게 소개하고 독자에게 전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독자가 사진책을 만나고 읽고 수집하는 일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기획합니다.
책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매장에는 대만과 한국, 일본, 중국, 유럽, 미국 등에서 출간된 사진책을 1,000권 넘게 소장하고 있습니다. 이를 주제별 도서 전시로 선보이며, 같은 주제라도 사진가에 따라 이미지를 바라보는 방식과 그 의미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소개합니다.
©︎ XinTaiXing
사진책은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사진가가 무엇을 보았고, 어떤 무게로 세상을 마주했는지 알아 가는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저희는 사진책이 알맞은 시점과 맥락에서 독자를 만나고 소장되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런 만남은 대만 안에만 머물지 않고 세계로 넓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소셜 미디어로 사진가와 사진책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스타그램에 영문 계정 @xintaixing_books도 개설했습니다. 이 계정에서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대만에서 나온 중요한 사진 출판물을 영어로 소개합니다.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함께 쓰는 언어를 통해 해외 독자들이 대만 사진책을 발견하고 관심을 갖게 되는 첫 접점을 만들고 싶습니다.
©︎ XinTaiXing
사진책은 사진가가 자신의 작업을 발표할 때 더 오래, 효과적으로 남길 수 있는 형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시는 정해진 기간이 있어 언젠가 끝납니다.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사진도 요즘의 이용 방식에서는 금세 흘러가 버립니다.
반면 사진을 편집하고 순서를 정해 작가의 생각과 이야기를 담으면 한 권의 책이 됩니다. 책은 직접 소유하고 소장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과 함께 보거나 서로 교환할 수도 있습니다.
©︎ XinTaiXing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각자의 속도에 따라 이미지는 기억되고 읽히며 남습니다. 사진책은 사진이 더 오랜 시간 존재할 수 있게 해 주는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新泰興에서는 지금까지 훌륭한 대만 사진가들과 여러 작업을 함께해 왔습니다. 일본 사진 출판사 赤々舎(AKAAKA)와 협력해 사진가 교류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모든 경험이 新泰興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소중한 기억이자 자양분이 됐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2026년 6월 한국의 Fujifilm Photo Festa에 참가한 일입니다. 저희는 오래전부터 사진책을 통해 언어를 뛰어넘는 교류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 행사에서는 150년이 넘는 대만의 사진 역사를 어떻게 전할 것인지가 중요한 주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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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판매를 위한 책이 아니라, 과거부터 현재까지 대만에서 나온 귀중한 절판 사진 출판물을 가져갔습니다. 선대 사진가들의 사진을 통해 대만이 겪어 온 역사와 문화, 투쟁과 충돌, 그리고 아름다웠던 시간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 기획에는 따뜻한 반응이 이어졌고, 앞으로도 사진책을 통해 대만을 더 깊이 알리는 활동을 계속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세계에서 대만을 이야기할 때는 전자 산업이나 음식 문화가 자주 주목받는 듯합니다. 하지만 대만의 모습은 그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대만은 산과 강이 풍부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며, 지배와 충돌, 이해와 공존이 얽힌 복잡한 역사를 겪어 온 생명력 넘치는 섬입니다.
이러한 문화와 지역의 깊은 이야기는 대만 사진가들이 꾸준히 기록해 왔습니다. 식민지 시대의 시선부터 민주화 운동, 새로운 이주민, 젠더 정체성, 지역 재생에 이르기까지 대만 사진은 언제나 이 땅의 현실을 바라봐 왔습니다.
©︎ XinTaiXing
저희는 대만 사진이 대만 문화를 가장 솔직하고 다채롭게 보여 주는 표현 방식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만 사진으로 대만의 이야기를 전하고, 더 많은 해외 사람들이 이 땅을 알아 가기를 바랍니다.
新泰興는 이제 막 출발한 사진 서점입니다. 그래서 세계 여러 나라의 사진 서점과 출판사에서 배워야 할 점이 많습니다.
특히 더 많은 사람이 사진을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영국 예술 출판사 Thames & Hudson의 Photofile 시리즈와 한국 출판사 悦話堂(열화당)의 『悦話堂写真文庫』 시리즈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대만의 사진 단체 및 사진가와 협업해 대만 사진가와 대만의 사진 표현을 소개하는 포켓북 형태의 출판물을 만들고 싶습니다. 더 쉽게 집어 들 수 있고 가벼우며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은 형태로 대만 사진을 세계에 소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AI와 가상 세계가 일상의 일부가 되어 가는 지금, 이미지가 진실한지 따져 보는 일과 실제로 손에 잡히는 ‘책’으로 남기는 일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AI 이미지 생성은 편리함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하나의 선택지가 됐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진 자체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진은 단순히 이미지 한 장을 만들어 내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진에서 중요한 것은 촬영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경험, 감정입니다. 사진가는 세상을 바라보고 무언가를 느낀 뒤 셔터를 누릅니다. 그 한 장 안에는 시간과 공간, 감정이 응축돼 있습니다. 바로 거기에 사진의 깊이와 진실이 있습니다.
그러니 여전히 ‘진짜’를 믿는 사람이라면 앞으로도 카메라를 들고 지금 이 순간을 계속 기록해 주길 바랍니다.
이 세상에 여전히 사진을 사랑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이 무척 기쁩니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가 카메라를 들고 렌즈를 통해 우리 시대를 계속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대만 사진 출판을 통해 이 나라에 있는 모든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47 매거진
세계 각지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사진 표현을 추구하는 포토그래퍼와 사진 미디어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인터뷰 프로젝트입니다. ‘10가지 질문’을 통해 사진과의 첫 만남, 창작의 원점, 작품에 담긴 생각과 이야기를 깊이 들여다보며, 전 세계 크리에이터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