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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zucu 주최 ‘Third Landscape’ 수상작 발표 | Challenge #395

By cizucu ·

cizucu 주최 ‘Third Landscape’ 수상작 발표 | Challenge #395

Cover photo by Thomas_J

들어가며

‘Third Landscape’는 cizucu가 주최하는 글로벌 온라인 포토 콘테스트로, cizucu에 등록한 크리에이터라면 누구나 작품을 출품할 수 있습니다. 출품작 가운데 뛰어난 작품을 큐레이션해 플랫폼 차원에서 새로운 재능을 발굴하고, 커뮤니티 차원에서 이들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번 주제는 ‘제3의 풍경’이었습니다.

제3의 풍경은 프랑스의 식물학자 질 클레망(Gilles Clément)이 제시한 개념 ‘티에르 페이자주(Tiers-paysage)’에서 유래합니다. 도시와 농촌에서 인간의 관리와 개발로부터 소외된 공터, 방치된 토지, 철로변, 황무지. 이곳은 생산과 효율의 논리에서 벗어난 장소인 동시에 다양한 생명이 살아남을 수 있는 여백이기도 합니다.

사회가 가치를 발견하지 못했던 장소.
도시계획의 바깥으로 밀려난 장소.
이름을 얻지 못한 채 간과되어 온 풍경.
혹은 누군가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자리.

이번 콘테스트에는 그러한 주변부의 풍경을 향한 다채로운 시선이 모였습니다.
이제 출품작과 수상작을 소개합니다.

출품작

사진: Victor lin

Victor lin

cizucu 편집부
묘하게 시선을 사로잡는 한 장입니다. 아마도 광장처럼 탁 트인 공간 속에 사람들이 드문드문 자리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폐허도, 황무지도, 공터도 아닌, 명확히 이름 붙이기 어려운 모호한 장소에서 인간과 자연이 어떠한 거리감과 존재감을 유지하며 공존하는지를 고요히 응시한 현실감 있는 풍경으로 다가왔습니다.
의도적으로 한 걸음 물러선 시점을 택함으로써 개인이 아니라 장소 자체의 분위기와 관계성이 부각됩니다. 지나치게 설명하지 않으면서도 많은 이야기가 펼쳐질 여백을 남긴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 alex_photo_archive

alex_photo_archive
“관리가 끝나는 곳에서 생명은 시작된다”

cizucu 편집부
관리가 끝나는 곳에서 생명은 시작됩니다.
빛바랜 무지갯빛 계단과 식물로 뒤덮인 풍경은 언뜻 단순한 폐허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관리의 손길이 끊긴 뒤에도 그 계단은 여전히 길로서의 역할을 간직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콘크리트와 식물은 서로를 밀어내는 대신 그 경계에서 조용히 경합하며 새로운 풍경을 빚어냅니다.
‘폐허’, ‘공터’, ‘제3의 풍경’. 어떻게 명명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풍경을 바라보는 방식은 크게 달라집니다. 이 작품은 관리된 풍경과 버려진 풍경이라는 이분법을 넘어, 그 사이에 존재하는 풍요로운 상태로 시선을 이끕니다. 말 그대로 ‘제3의 풍경’을 발견하게 하는 관점을 고요히 품은 작품이라고 느꼈습니다.

사진: Yosuke0312 

Yosuke0312
“사랑과 용기만이 친구야…”

cizucu 편집부
여러분은 호빵맨을 아시나요? 버려진 어린이용 놀이기구는 문화권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상을 줄 것입니다. 호빵맨을 아는 사람에게는 어딘가 유머러스하면서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존재일 수 있습니다. 반면 그 맥락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기묘하고 섬뜩한 오브제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이미지가 지시하는 대상, 즉 인덱스를 아는지 여부에 따라 풍경을 바라보는 방식은 크게 달라집니다. 이처럼 ‘보는 것’과 ‘아는 것’의 관계를 질문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 역시 ‘제3의 풍경’이라는 주제에 대담하게 도전한 작업이라고 느꼈습니다.

수상작

사진: Thomas_J

Thomas_J

📷 RICOH GR DIGITAL III

cizucu 편집부
폐허를 뛰어다니는 아이의 모습은 이 풍경에 여러 겹의 리얼리티를 부여합니다. 이곳은 왜 폐허가 되었을까요. 그 배경에 놓인 시간과 역사를 상상하게 하는 한편, 축적된 의미와 기억의 바깥에서 폐허마저 놀이터로 바꾸어 버리는 아이의 순수함이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흑백이라는 표현은 불필요한 정보를 덜어내고 빛과 그림자, 공간, 그리고 아이의 존재를 또렷이 부각합니다. 간결하면서도 많은 이야기를 건네며 풍경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곳에서 태어나는 새로운 생명력을 고요히 감지하게 하는 세련된 작품이라고 느꼈습니다.

사진: wayfarer0915

wayfarer0915
나는 뼈대만 남은 콘크리트 구조물 아래에 차를 세웠다. 야심이 남기고 간 것을 침묵과 잡초가 다시 차지한 그곳은 이제 잊힌 자동차들을 위한 고요한 공터일 뿐이다.

🎞 Kodak Gold100, 2009년 유효기간 만료

cizucu 편집부
골조만 남은 콘크리트 건축물. 미완성 상태로 방치된 것인지, 아니면 세월이 흐르며 폐허가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공터에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잊힌 자동차들이 고요히 내버려져 있습니다.
그처럼 모호한 중간지대와도 같은 풍경 속에서도 사람들은 오늘도 삶을 이어갑니다.
유효기간이 지난 필름이기에 비로소 만들어진 조금 빛바랜 하늘의 푸른색은 이 풍경에 현실과 꿈 사이를 부유하는 듯한 분위기를 더합니다. 그야말로 이번 주제에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며

어떻게 보셨나요?

인간의 관리와 개발에서 비껴난 장소, 일상 바로 곁에 있으면서도 간과되어 온 풍경, 그리고 누군가의 기억 속에 계속 남아 있는 장소. ‘Third Landscape’에 모인 작품들은 그러한 여백에 깃든 고요한 풍요로움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앞으로도 크리에이터 여러분의 시선에서 탄생한 다채로운 작품들과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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