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붉게 물드는 시간, 해변은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지만 동시에 각자의 시간이 흐르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 사진은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해변에서 우연히 마주한 순간입니다. 아이들은 모래와 함께 장난을 치고 있었고, 특별할 것 없는 장면처럼 보였지만 그 안에는 꾸며지지 않은 감정과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저는 그 자연스러움에 이끌려 바로 셔터를 눌렀습니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 시간을 지나갑니다. 누군가는 걸어가고, 누군가는 머물고, 또 누군가는 아무 목적 없이 순간에 몰입합니다. 저는 그 공존하는 시간들 사이에서, 가장 자연스럽고 솔직한 순간들을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혼자 10개국 여행을 하며 점점 깨닫게 된 것은, 특별한 장소보다 그 안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사실입니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오히려 더 자연스러워지고, 그 순간의 표정과 움직임은 어떤 연출보다도 진실하게 남습니다. 저는 앞으로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그렇게 흘러가는 평범한 찰나의 순간들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장면들을 이야기로 담아내고 싶습니다. 특별하지 않은 순간일지라도, 그 안에 담긴 감정과 시간은 충분히 소중하고 아름답다고 믿습니다. 사진은 멈춰 있는 이미지이지만, 그 안에서 시간은 여전히 흐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시간을 기록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마주한 세계와 시선을 사진과 글로 함께 풀어내며 하나의 이야기로 전달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제 작업이 누군가에게 작은 울림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