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는 돈이 많이 들지 않는 취미라서 좋지 않아?”
얼마 전 친구 E군이 건넨 한마디. 무심코 들릴 수 있는 말이지만, 평소의 활동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카메라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고급차를 샀을 수도 있다는 분도 계실 것이다. 특히 최근 2년 사이 필름 가격은 계속 오르는 중. 35mm 필름으로 촬영할 때 한 컷당 저렴해도 100엔에서 수백 엔 정도로 환산하면, 제법 비용이 드는 진한 취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장 한 장의 비용을 의식하기 시작하면 좋은 작품은 나오지 않고, 그 안에는 낭만도 즐거움도 남지 않는다. 즐겁게 셔터를 누르기 위해서는 애초에 필름 촬영의 운영 비용을 낮추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예산이 부족하다면 창의적으로 손을 움직일 수밖에 없다. 손작업의 과정에서 지금까지 몰랐던 사진의 매력을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이번에는 즐겁게 절약할 수 있는 필름 사진술을 소개한다.
한 롤로 두 배 촬영! 하프사이즈 카메라로 즐기기

Image by miho
가장 손쉽게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은 하프사이즈 필름카메라를 사용하는 것이다. 하프사이즈 필름카메라는 35mm 필름을 사용하면서 한 프레임에 두 개의 이미지를 담을 수 있다. 덕분에 한 롤의 필름으로 두 배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이름 그대로 일반 프레임의 절반 크기로 기록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해상도가 낮아지고, 디테일한 묘사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필름 애호가들은 선명한 묘사보다는 기록과 기억이라는 맥락에서 촬영을 즐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 압도적인 가성비는 반가운 일이다.
카메라 숍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OLYMPUS PEN〉 시리즈. 최근에는 〈ILFORD〉에서 일회용 하프사이즈 카메라도 출시되었다.
벌크 필름을 감아 사용해보자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35mm 필름은 파트로네라 불리는, 카메라에 필름을 장전하기 위한 원통형 용기에 들어 있다. 이 파트로네 없이 판매되는 긴 필름을 벌크 필름이라 한다. 세제 등과 마찬가지로 리필을 직접 하는 만큼, 시중에서 파는 필름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필름로더라 불리는 감는 도구를 구입해야 하므로 초기 비용이 들지만, 오랫동안 필름 촬영을 계속한다면 금방 본전을 뽑을 수 있다.

현상 후, 파트로네가 쌓인 모습
필름 자가현상에 도전해보자
필름 사진의 비용이 많이 드는 또 다른 이유는 촬영뿐만 아니라 현상 비용 때문이다. 물론 사진 랩의 전문가들은 프로페셔널한 기술로 현상, 인화, 스캔 등 일련의 과정을 세심하게 작업해주기 때문에, 절약만을 이유로 자가현상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암실 작업 모습, 인화기를 사용해 필름을 인화지에 투사하는 장면
하지만 자신의 사진을 깊이 이해하는 과정으로서 현상 작업에 도전해보면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다. 시간을 들인 만큼 작품에 대한 애정이 커지고, 새로운 컨텍스트를 발견할 수도 있다.

필름 현상과 마찬가지로 인화 작업도 현상, 정지, 정착, 세척 순으로 진행된다
특히 흑백 필름의 경우, 많은 사진 랩이 외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아 2~3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인터넷에서 다양한 자가현상 키트도 판매되고 있으며, 필름 애호가들이 남긴 블로그, 유튜브 등에서 절차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어서 오세요, 필름沼의 세계로
필름이 비싼 만큼 다양한 절약 방법을 고민해봤지만, 결국은 필름에 대한 애정만 더 깊어진다. 신기하게도 필름이라는 소재와 마주하면 시간이 천천히 흐르고, 생각은 더욱 깊어진다. 한 번 필름의 세계에 발을 들인 애호가들에게 ‘필름 비싸다’는 ‘담배 끊을게’만큼이나 귀여운 습관성 멘트일지도 모른다. 함께 필름沼에 빠져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