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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Your Photography | 하늘을 올려다본 날 | Focus #719

By cizucu ·

Read Your Photography | 하늘을 올려다본 날 | Focus #719

Cover photo by hs_lsh09

『Read Your Photography』는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만날 수 없는, 사진 이면의 ‘이야기’에 주목합니다. cizucu가 주최하는 〈photo poster project〉와 SNS를 통해 모인 작품을 통해, 한 장의 사진이 탄생한 배경과 그 사람만의 시간을 cizucu 매거진이 12개 언어로 번역해 전 세계에 전합니다.

이야기를 마음속에 간직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입니다. 하지만 그 마음은 누군가의 가슴에 조용히 닿아, 아직 만나지 못한 감동을 피워낼지도 모릅니다.
이번에는 세계 각지에서 모인 세 작가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이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이야기를 살며시 들여다보겠습니다.

sunnycyl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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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unnycyl

sunnycyl

📚 01

2020년, 금빛 날개를 단 천사를 촬영했습니다.

촬영을 앞두고 그 날개가 갑자기 부서졌습니다. 마감이 다가오는 가운데 친구가 날개를 복원해 준 덕분에, 천사는 다시 한번 날개를 펼칠 수 있는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일까지 포함해 이 작품은 ‘부서져도 다시 일어서는 것’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촬영 당일, 빛 속에서 셔터를 누른 순간 그 모습은 사진 안에 남겨졌습니다.
그리고 2026년 봄, 6년이라는 시간을 지나 이 이야기는 다시금 사람들에게 보일 수 있는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자유란 단지 어딘가로 떠나는 것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날개를 다시 펼칠 수 있게 된 뒤에도 자신의 의지로 ‘이곳에 있겠다’고 선택할 수 있는 것.
그 강인함 역시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cizucu 편집부
커다란 금빛 날개를 등에 지고 바닷가에 선 모습에는 고요한 강인함과 고독이 동시에 깃들어 있습니다. 부서진 날개가 복원되어 다시 펼쳐질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알고 나면, 이 작품은 단지 아름다운 이미지를 넘어 상처 입은 뒤에도 굳건히 서 있는 존재의 상징으로 다가옵니다. 날개는 날아가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자리에 서기 위한 힘이 되기도 합니다. 6년의 시간을 넘어 돌아온 이 한 장의 작품은 자유란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이곳에 있겠다고 결정하는 일임을 전합니다.

hs_lsh09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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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hs_lsh09

hs_lsh09

📚 02

사람들은 흔히 “좋은 사진은 몇 번이고 다시 보고 싶어진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제게 잊을 수 없는 사진이란 완벽해서가 아니라, 그 순간의 나를 떠올리게 하는 한 장입니다.

이 사진에는 인물도, 장대한 풍경도 없습니다.
그저 계단 끝에 펼쳐진 푸른 하늘을 올려다본 풍경만이 담겨 있습니다.

셔터를 누를 때는 그저 빛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겼을 뿐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깨달았습니다.

마음에 남아 있던 것은 하늘이 아니라, 그 풍경을 올려다보던 ‘그날의 나’였다는 것을요.

삶은 이 계단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 순간의 연속입니다.
그래도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빛을 만나게 됩니다.

이 사진을 볼 때마다 저는 그날의 나를 떠올립니다.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면 아름다움은 분명 그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cizucu 편집부
어두운 계단 끝에 푸른 하늘과 녹음이 사각형으로 프레이밍된 구도가 인상적입니다. 인물도 큰 사건도 담겨 있지 않지만, 그곳에는 ‘올려다본 순간’의 기척이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계단을 오르는 불안과 그 끝으로 스며드는 빛의 아름다움이 포개지며, 삶의 한가운데서 문득 걸음을 멈췄던 기억을 되살립니다. 사진에 남은 것은 하늘 그 자체만이 아니라 그것을 올려다보던 자기 자신입니다. 앞으로 나아가야만 만날 수 있는 풍경이 있음을 조용히 일깨우며 등을 밀어주는 한 장입니다.

콩잎무침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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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콩잎무침

콩잎무침

📷 NORITSUKOKI EZ Controller
📚 03

이 사진을 볼 때마다 그녀에게 선택받았던 날이 떠오릅니다.

눈부시게 빛나는 그녀가 과연 내 마음을 받아줄까.
그런 불안을 품고 있었던 그날.

제주도에서 카메라를 들고 동백나무 사이에 선 그녀를 뷰파인더 너머로 바라본 순간, 저는 ‘빛은 평등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쏟아지는 빛은 마치 그녀만을 선택한 듯 그 모습을 아름답게 비추고 있었습니다.
본래 빛에는 의지가 없습니다. 그저 그곳에 내리쬐는 존재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렌즈 속 그녀는 마치 빛의 선택을 받은 존재처럼 보였습니다.

그 모습은 한때 제가 그녀에게 선택받았던 날의 기억과 포개집니다.
겉으로는 제가 먼저 마음을 전하고 그녀를 선택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녀가 발하는 빛이 제게 그녀를 선택하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어둠에게 빛은 특별한 존재입니다. 자연스레 이끌려 그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집니다.
저는 그녀에게 선택받아 그 빛 속으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이 사진을 볼 때마다 저는 그날을 떠올립니다.

cizucu 편집부
어둠 속으로 스며든 빛이 한 사람의 존재를 조용히 떠오르게 하는 듯합니다. 작품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짙은 그림자가 있기에 동백의 색채와 녹음, 그곳에 선 그녀의 기척이 더욱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빛은 평등하지 않다’는 말처럼, 이 사진 속 빛은 우연히 내리쬐면서도 마치 그녀를 선택해 쏟아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누군가에게 이끌리는 마음과 서로 선택하고 선택받은 기억이 빛과 그림자의 대비 속에 고요히 봉인된 한 장입니다.

cizucu 편집부

어떻게 보셨나요?

우리는 시각적 이미지로만은 모두 이야기할 수 없는 매력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Read Your Photography』는 사진 깊숙한 곳에 자리한 생각과 감정을 들여다보고, 이를 하나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기 위한 기획입니다.

사진에 담긴 것은 찰나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분명 계속해서 흘러온 시간과 미처 말이 되지 못한 감정이 존재합니다.

부디 사진을 읽듯, 그리고 책장을 넘기듯 천천히 음미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여 방법

cizucu의 〈Threads〉에 문득 게시되는 ‘사진 테마’.
그 테마에 어울리는 ‘당신의 한 장’을 답글로 남기기만 하면 됩니다.

참여 조건은 단 하나, cizucu의 SNS를 팔로우하는 것입니다💙
제출된 작품 가운데 선정된 분께는
cizucu 편집부가 메시지를 보내드립니다!

『Read Your Photography』에서는 cizucu가 주최하는 〈photo poster project(ppp)〉의 출품작도 소개합니다.

ppp는 여러분의 나라에서도 열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사진을 좋아한다’는 마음 하나로 이어지는 만남이 지금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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