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낮의 거리와 달리, 밤의 골목은 네온으로 다시 깨어난다. 노래방과 바 간판의 불빛, 전봇대에 얽힌 전선, 그 사이로 지나가는 오토바이의 붉은 궤적까지. 일상적이지만 낮에는 보이지 않던 골목의 풍경을 담고 싶었다. 블루와 옐로우의 보색 대비를 화면 전체의 축으로 삼았다. 차가운 네온의 블루가 골목을 채우고, 소실점을 향해 뻗는 노란 중앙선이 그 사이를 가른다. 가로등에는 크로스 필터로 빛을 갈라 밤 골목의 밀도를 강조했고, 지나가는 오토바이의 테일램프는 노출 시간 안에 붉은 궤적으로 남겨 정적인 거리에 유일한 움직임을 부여했다. 옐로우 라인과 횡단보도가 만드는 리딩 라인이 소실점으로 수렴하도록, 그래서 시선이 자연스럽게 골목 안쪽으로 빨려 들어가도록 세로 프레임을 선택했다.

